AI 투자, ‘딸깍’으로 가능할까요? (직장인을 위한 AI 주식 투자 101)
원고 제공 | 곽경일 이노핏파트너스 파트너 강사
편집 | 이노핏파트너스 사업기획팀
📜Contents
로또와 주식, 같은 착각 알아차리기
그럴듯한 모델과 돈 버는 모델 구분하기
📡 1%는 소음, 5%는 신호로 보기
자동매매가 쉬워진 만큼 더 공부하기
AI에 금융공학 더하기
직장인이 가볍게 시작하기
→ [이전 호 보기: 리더는 자신이 아는 것을 말하지 못합니다: AI 시대의 폴라니 역설 (112호)]
안녕하세요, 이노핏파트너스입니다. 올해 주식시장, 정말 뜨거웠죠. 숫자로 보면 더 실감이 납니다.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의 ETF 순매수액은 85조 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7배 넘게 늘었습니다. (출처: 코스콤 CHECK Expert+ 집계, 머니투데이 2026.7.2.)
직장인 열 명이 모이면 주식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시기입니다. 그러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주식도 AI에게 '딸깍' 시키면 되지 않을까? 챗GPT에 “급등주 찾는 프로그램 만들어 줘”라고 한 줄만 쓰면 그럴듯한 코드가 몇 초 만에 나오니까요.
진짜, AI로 '딸깍'하면 수익이 날까요?
이번 호는 평소와 결이 다른, 가벼운 재테크 이야기로 AI를 다루는 감각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이노핏파트너스의 곽경일 파트너 강사가 몇 년째 직접 검증하며 체득한 감각을 들려드리겠습니다. AI 모델을 만들어 실제 투자금으로 운용했고, 토스증권에서 수익 상위 5%, 그리고 한 달 판매수익금 기준 상위 1% 배지까지 받았습니다. 과연 어떻게 했을까요?
"AI에게 '급등주 찾는 프로그램 만들어 줘'라고 하면, 정말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요즘은 챗GPT나 제미나이에게 “주가 예측 모델 만들어 줘”라고 한 줄만 쓰면 그럴듯한 파이썬 코드가 몇 초 만에 나옵니다. 그래프도 그려 주고, 과거에 썼다면 수익률이 얼마였을지 계산까지 해 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든 모델로 실제 계좌에서 꾸준히 돈을 번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곽경일 강사는 데이터분석가입니다. 대학원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한 뒤 몇 년 동안 주식 데이터로 AI 모델을 만들고, 실제 투자금을 넣어 운용해 왔습니다. 한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그거, 불가능합니다”라는 말을 들은 뒤로는 오기가 생겨 더 매달렸다고 합니다.
수없이 실패한 끝에 얻은 결론은 두 가지입니다. AI로 주식 투자 수익을 내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 다만 ‘딸깍’ 한 번으로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 로또와 주식, 같은 착각 알아차리기
첫 데이터 분석은 로또였습니다
곽경일 강사의 첫 데이터 분석은 주식이 아니라 로또였습니다. 프로그래밍을 막 배운 대학생 시절, 1,196회차까지의 로또 당첨 번호를 모두 모아 번호별로 분석했고, 그러다 '대단한 패턴'을 찾았다고 믿었습니다. 1번 공은 그동안 최대 108주 연속으로 안 나온 적이 있었고, 2번 공은 최대 130주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가설을 세웠습니다. "1번 공이 109주 연속으로 안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108주째 안 나오고 있다면 다음 주엔 무조건 나온다." 우연히 맞기라도 하면 SNS에 자랑까지 했다고 합니다.
물론 틀린 생각입니다. 로또는 매주 새로 뽑는 '독립 시행'이라, 1번 공이 108주를 쉬었든 10주 연속 나왔든 다음 주에 나올 확률은 언제나 같습니다. 이렇게 “오래 안 나왔으니 이제 나올 때가 됐다”고 믿는 착각을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라고 합니다.
같은 분들이 주식 앞에서는 똑같이 생각합니다
이 사례를 들려주면 대부분 웃는다고 합니다. “에이, 그걸 몰랐어요? 정말 오랫동안 그 번호가 안 나왔으니까 이제는 그 번호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그런데 같은 분들이 주식 앞에서는 똑같은 생각을 합니다. 30~40% 빠진 종목을 보고 “이 정도 떨어졌으면 이제 오르겠지”, 닷새 연속 내린 종목을 보고 “내일은 반등이라도 하겠지”. 근거는 없고 '때가 됐다'는 느낌만 있습니다. 108주를 쉬었으니 1번 공이 나온다는 로또 분석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차트 데이터를 학습하는 AI는 무엇이 다를까요? 차이는 하나, '검증'입니다.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그 패턴이 정말 의미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2) 그럴듯한 모델과 돈 버는 모델 구분하기
55%는 동전 던지기와 다를까요
곽경일 강사의 모델은 차트 데이터를 학습한 뒤, 조건에 맞는 종목이 보이면 이렇게 알려 줍니다. “이 종목이 3주 안에 10% 이상 오를 확률은 55.53%입니다.” 실제로 이 신호를 받고 매수한 한 미국 종목은 12일 만에 10%를 넘었고, 수익을 내고 매도했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묻습니다. “55%면 동전 던지기랑 비슷한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55%는 '오르냐, 내리냐'를 맞힐 확률이 아니라 '3주 안에 10% 이상 오를' 확률입니다. 3주 동안 9%가 올라도 AI 입장에서는 틀린 예측입니다. 목표를 15%로 잡은 모델이라면 14%가 올라도 틀린 것이고요.
그런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AI가 틀렸다고 해서 곧 손실이 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9%, 14% 오른 종목은 AI의 채점에서는 오답이지만 투자자의 계좌에서는 수익입니다. 그래서 '수익으로 끝날 확률'로 다시 세어 보면 55%보다 훨씬 높아집니다. "동전 던지기와 비교해야 할 숫자는 AI의 적중률 55%가 아니라, 수익을 볼 확률입니다."
AI는 과거를 외웠는지 묻지 않으면 알려 주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AI가 대신해 준 것은 없었습니다. 백테스트(과거 데이터로 해 보는 시뮬레이션)에서 엄청난 수익을 낸 모델이, 알고 보니 '특정 요일에 오른다'는 미신 같은 패턴을 외운 것이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 모델은 실전에서 작은 충격 한 번에 수익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AI는 시키는 대로 코드를 짜 줄 뿐, 그 모델이 과거를 외운 건지 미래를 맞히는 건지는 묻지 않으면 알려 주지 않습니다. 그 질문을 던질 줄 아는 힘이 바로 데이터 분석 역량입니다.
📡3) 1%는 소음, 5%는 신호로 보기
목표를 소박하게 잡으면 AI가 흔들립니다
AI 투자 모델을 만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선택이 있습니다. “욕심내지 말자. 현실적으로 1%만 먹어도 큰 거야.” 그래서 목표를 1% 상승으로 잡고 모델을 만듭니다.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AI에게는 정반대입니다.
1% 정도의 등락은 별 이유 없이도 일어납니다. 펀드의 기계적인 리밸런싱(비중 재조정), 누군가의 실수 주문, 그날 시장의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패턴이 없는 소음(noise)입니다. AI에게 1% 상승을 맞히라는 건, 동네 길고양이 중 내일 특정 담벼락을 지나갈 한 마리를 맞히라는 것과 같습니다.
큰 움직임에는 발자국이 남습니다
반면 5%, 10%, 15%씩 오르는 데는 대개 이유가 있습니다. 예상 밖의 실적이나 기관의 대량 매수 같은 사건입니다. 이런 사건은 일어나기 전에 데이터에 발자국을 남깁니다. 거래량이 평소의 몇 배로 늘고, 주가가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뚫고, 과열 지표가 한쪽으로 쏠립니다. 정글에 사자가 나타나기 전에 새들이 먼저 조용해지는 것처럼요. AI는 이런 발자국을 찾는 데 사람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그래서 아이러니가 생깁니다. 목표를 소박하게 잡을수록 AI는 소음에 휘둘리고, 목표를 크게 잡을수록 AI는 더 잘 맞힙니다. 곽경일 강사의 실험에서도 목표 수익률을 5%, 10%, 15%로 높일수록 기저율(아무거나 골랐을 때의 기본 확률) 대비 AI의 성능이 더 좋아졌습니다. '작게, 안전하게'라는 사람의 직관이 AI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는 셈입니다.
🤖4) 자동매매가 쉬워진 만큼 더 공부하기
이제 누구나 자동매매를 만듭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개인이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증권사 API(프로그램끼리 연결하는 통로) 하나 연결하려고 며칠씩 설명서와 씨름하고, 에러 화면 앞에서 밤을 새우기 일쑤였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토스증권은 올해 8월 오픈API를 정식으로 열었고, 발급받은 API 키를 챗GPT나 클로드 같은 AI에 연결하면 “A종목 10주 시장가로 매수해 줘”처럼 말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다른 증권사들도 잇따라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코딩을 전혀 몰라도 반나절이면 나만의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자동매매는 '실행 버튼'일 뿐입니다
그런데 자동매매 프로그램은 '실행 버튼'일 뿐입니다. 무엇을, 언제, 얼마나 살지는 여전히 모델이 정하고, 그 모델이 맞는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합니다. 검증하지 않은 전략을 자동화하면 손실도 자동으로 쌓입니다.
그래서 곽경일 강사는 '딸깍'이 쉬워진 지금이야말로 조금 더 진중하게 공부해야 할 때라고 강조합니다. 기저율과 비교하는 법, 과거를 외운 모델(과적합)을 걸러내는 법, 결과가 우연인지 검증하는 법. 거창한 수학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의 기초입니다. 이 기초가 있는 사람에게 AI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없는 사람에게는 그럴듯한 코드를 만들어 주는 기계에 그칩니다.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면 할수록 AI를 서브로 이용하게 되고,
어떻게 사용해야 효과가 극대화될지가 눈에 보이게 됩니다."
🧮5) AI에 금융공학 더하기
AI가 잘 맞힌다고 해서 곧 돈을 버는 건 아닙니다. AI가 알려 주는 건 '어디에 걸지'까지입니다. 얼마를 걸지, 여러 종목에 어떻게 나눌지, 최악의 경우 얼마나 잃을 수 있는지는 금융공학이 오랫동안 답해 온 질문입니다. 수십 년간 검증된 좋은 도구가 이미 많습니다. 대표적인 세 가지만 소개합니다.
① 켈리 공식: 한 번에 얼마를 걸까
1956년 미국 벨 연구소의 존 켈리(John Kelly)가 발표한 공식입니다.
f = p − q ÷ b
f는 거는 비율, p는 승률, q는 질 확률(1 − p), b는 손익비입니다. 승률 60%에 이기면 건 만큼 벌고 지면 건 만큼 잃는 게임이라면 0.6 − 0.4 ÷ 1 = 0.2, 즉 자산의 20%씩 거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산을 가장 빨리 불리는 비율입니다. 매번 전 재산을 걸면 아무리 유리한 게임이라도 한 번만 져도 끝납니다. 실전에서는 승률이 늘 변하기 때문에 이 비율의 절반만 거는 '하프 켈리'를 많이 씁니다. 앞에서 12일 만에 10%가 오른 종목에 큰돈을 넣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② 포트폴리오 비중 설계: 여러 종목에 어떻게 나눌까
비가 오면 우산 장수가, 맑으면 선글라스 장수가 돈을 법니다. 두 가게를 함께 가지면 날씨와 상관없이 수입이 고르게 됩니다. 분산 투자의 핵심은 종목 수가 아니라 서로 얼마나 다르게 움직이느냐(상관관계)입니다.
1952년 해리 마코위츠는 이를 수식으로 정리해, 같은 위험에서 수익이 가장 높은 비중 조합인 '효율적 투자선'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에 감수한 위험 대비 초과 수익을 재는 샤프 지수를 더하면, AI가 고른 종목들을 어떤 비율로 담을지 숫자로 정할 수 있습니다.
마코위츠의 효율적 투자선. 가로축은 위험(변동성), 세로축은 기대 수익입니다. 곡선의 위쪽 경계가 같은 위험에서 수익이 가장 높은 조합입니다.
샤프지수는 감수한 위험 대비 얼마나 벌었는지를 재는 지표입니다. 그림의 직선 기울기가 샤프지수이고, 직선이 곡선에 맞닿는 지점이 샤프지수가 가장 높은 조합입니다. (Return: 수익, Standard Deviation: 변동성, rf: 무위험 수익률)
③ 부트스트랩 시뮬레이션: 최악의 경우는 어디까지일까
백테스트는 과거에 실제로 일어난 단 한 번의 순서만 보여 줍니다. 1979년 통계학자 브래들리 에프론이 고안한 부트스트랩은, 실제 거래 기록을 무작위로 다시 뽑아 '있을 수 있었던 과거'를 수천, 수만 개 만들어 봅니다. 그러면 평균 수익률뿐 아니라, 운이 나빴을 때 계좌가 최대 얼마나 빠질 수 있는지, 손실로 끝날 확률은 얼마인지까지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성과가 실력인지 운인지 가늠하는 데도 씁니다.
부트스트랩의 원리. 가진 표본(original sample)에서 중복을 허용해 다시 뽑기(resamples)를 반복하고, 그때마다 통계량을 계산해 분포(오른쪽 히스토그램)를 만듭니다.
"AI는 어디에 걸지를 알려 주고,
금융공학은 얼마를, 어떻게 나눠, 어디까지 견딜 각오로 걸지를 알려 줍니다."
데이터 분석과 AI에 이런 금융공학을 함께 공부하면, AI의 예측을 훨씬 안정적인 수익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6) 직장인이 가볍게 시작하기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네 가지를 권합니다.
파이썬 기초 한 권 읽기. 위키독스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점프 투 파이썬』 정도면 충분합니다. AI가 짜 준 코드를 읽고 고칠 수 있는 수준이 목표입니다.
구글 코랩에서 직접 돌려 보기.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파이썬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관심 종목의 주가 데이터를 받아 이동평균선을 그려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기저율부터 계산해 보기. 모델을 만들기 전에 “아무 종목이나 골랐을 때 3주 안에 10% 오를 확률”부터 구해 보세요. 이 숫자를 알고 나면 AI가 내놓는 결과를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소액으로 먼저 실전 테스트하기. 백테스트 결과가 좋아도 바로 큰돈을 넣지 마세요. 소액이나 모의투자로 한두 달 실전 성적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 마치며: AI는 공부한 만큼 정확해집니다
AI 시대에는 누구나 같은 AI를 씁니다. 차이는 AI가 내놓은 결과를 의심하고 검증할 수 있느냐에서 나옵니다. 이건 투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AI가 써 준 보고서, AI가 뽑아 준 분석 결과를 그대로 믿을지 한 번 더 확인할지 판단하는 힘도 결국 같은 데이터 리터러시에서 나옵니다.
"AI는 '딸깍'이 아니라, 공부한 만큼 정확해지는 도구입니다."
※ 이 글에 소개한 전략 및 수익은 강사 개인 계좌의 과거 실적으로,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특정 종목이나 투자 방법을 권유하려는 목적이 아니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